'존레논'에 해당되는 글 3

  1. 2008/11/19 결혼 후 ‘사랑’은 사치일까 (4) _ 애플
  2. 2008/10/09 존레논과 같다면, 당신도 로맨티스트? (5) _ 애플
  3. 2008/07/08 그날 아침의 기억 (1) _ 애플

참… 요즘은 ‘굿 키서 Good Kisser’ 같은 로맨틱한 것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어 이 매력적인 블로그에 포스팅을 못하고 있었는데.. 슈테른 양이 가을을 타는건지 뭐가 바쁜건지 너무 오래 방치시켜 어렵사리 달려들어야겠다.

 

 

음..최근 내 고민이기도 한 결혼 생활 속 ‘사랑’ 에 대해 얘길 해볼까. 흔히 먼저 결혼한 선배들이 조언이나 덕담 삼아 건네는 “결혼해서 살아봐라.” 라는 말 속엔 뼈가 있다. 그게 바로 ‘현실’이다. ‘결혼은 곧 현실’ 이라는 얘기가 괜히 떠도는 게 아닌 이유다.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현실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지만, 나는 어쩐지 그것과 조금 먼 삶을 살았었다. 부끄럽게도 말이다. 이를테면 빨래를 개고 널고 하는 것, 행주를 삶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마실 물을 끊이고, 찬 밥을 처리하고, 냉장고 냄새제거재를 점검하는 따위의 일상을 몰랐다.

 

다시 태어나도 사랑하고픈 그와 하루도 떨어지기 싫어 감행한 ‘결혼’ 이후 매일같이 살 비비며 사는 게 꿈처럼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행주는 빨았니? 빨래는 세 번씩 헹궜어? 변기 때 벗기기엔 X락스가 낫지 않을까.” 이런 소소한 것들을 공유해야 하는 삶이 결혼이었다. 이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고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 집에 살면서 떨어질 일이 없으니 한번 더 안아주고 두 번 더 쳐다보고 세 번 더 뽀뽀하고 네 번 더 볼 비비는 것은 우스울 줄 알았다. 그런데 결혼 생활에서 이런 관심과 표현이 생활에 녹아 들게 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급기야 어쩌면 불가능하거나, 절반의 포기 후에나 만족이 가능하거나 또 어쩌면… 이 모든 게 사치일 수도 있다는 우울한 생각에 다다른거다.

 

문득 우리의 삶이 그저 공간의 공유로만 느껴지는 어떤 날이 되면, 나는 마구 히스테리를 부리다 훌쩍 집을 나가 동네를 배회하곤 한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이미 잠든 남편의 깊은 숨소리를 귓등으로 흘려 보내며 더욱 어둡고 푸르스름한 새벽을 보낸다. 아이가 생겼으니, 나의 고민은 더 커졌다. 이제는 “아기가 오늘은 젖을 잘 먹어, 응가를 한번도 안했는데 걱정이네, 예방접종 가야하는데 병원 예약해 놓을게.” 라는 육아 대화만이 수북이 쌓여간다.

 

이쯤 되면 한번 더 안아주고 두 번 더 쳐다보고 세 번 더 뽀뽀하고 네 번 더 볼 비비는 짓은 누가 들으면 한심하다 할지 모르고, 어쩌면 마음보다도 육체적으로 고단한 짓이며.. 깜빡 잊을 수도 있는 대수롭지 않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을 거다. 그러니, 존 레논을 닮은 나의 로맨티스트적 성향은 지금 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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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랑을 꿈꾸는 사과... 22세기 감독

결혼 1년차인 주영훈의 어린 아내가 말했다. "상대를 존경하고, 언제든 그를 위해 기도해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산다면 지금처럼 다투지않고 행복하게 살것에요~"

 

옆에서 듣던 결혼 15년차 노사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시늉을 하더니 .. "이 남자는 내 남자가 아니다 이 남자는 내 남자가 아니다 이 남자는 내 남자가 아니다.." 출연진 모두가 폭소를 터트렸고, TV를 보던 나 역시 낄낄대고 웃어버렸다. 나, 예전같았음 어머! 말도안된다며 저게 사실이라면 정말 슬플거 같다느니 사랑하는 게 두렵네 어쩌네 하며 호들갑을 떨었을텐데.. 급속도로 아줌마스러워지는 건 아닌 지 걱정이 앞섰다.

 

 

그날밤, 예전에 읽던 요절한 예술가를 다룬 책 <짧은 영광, 그래서 더 슬픈 영혼>을 다시 펼치자 존 레논의 얘기가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그의 얘기에 동의하는 나는 다행스럽게도 (아니 어쩌면 불행하게도?) 여전히 로맨티스트다.

 

"당신이 만약 당신의 진정한 여자를 만났다고 생각해 보라. 더 이상 바에 가서 다른 사내들과 당구를 치거나 축구를 구경하고 싶겠는가. 물론 어떤 남자들은 그런 친분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 진정한 여자를 만난 순간 그동안 맺어 왔던 다른 모든 인간관계들이 다 의미 없어지고 말았다."

- 존 레논-

 

ps. 존 레논의 방식에 힘겹고 버거워 할 슈테른 양이 떠오른다. 역시 우린 다르다며.. 진한 우정으로 승화된 우리의 관계가 다행이지..다시 태어나면 반반 섞은 너와 나로 만나자 등.. 항상 하는 그 얘기를 언제쯤 얼굴 보고 한번 더 털어놓을 수 있을까. 광화문 떡볶이는 언제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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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랑을 꿈꾸는 사과... 22세기 감독

아주 오랫동안 사랑해 줄게.
얼마나 오래?
음..200년. 그 이상은 안돼.
음..그럼 나는 201년.
에게.. 너무 아낀다. 저 일년 엄청 빨리 지나갈걸...


나란히 누워 자다 깨다를 반복하던 어느 일요일 아침에.
나 앞으로 이 사람을 아주 오랫동안 사랑하리라 다짐했었다. 뽀뽀를 하고 있어도 뽀뽀가 하고 싶다던 <행복>의 임수정처럼 눈을 감고 있으면 금새 보고 싶어 오래 잠들지 못했던 그 날을 나는 참 행복하고 그래서 불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까지도 여전하게 그 날을 떠올리면 동시에 기억나는 사진 한 장이 있다.
바로 존 레논과 요코. (1980.11)



존 레논은 요코와 사랑에 빠지자 “사랑조차, 우리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올 수 없다.” 고 말했다. 요코의 시는 존 레논의 노래가 되고, 존 레논의 음악은 다시 요코의 작품이 되었다. 운명처럼 만난 둘은 동등하게 서로의 예술적 위치를 인정해주며 긍정의 영향을 주고 받았다. 이틀 이상을 떨어져 살아본 적이 없다는 존레논과 요코.  존 레논에게 사랑이 무엇이라 물었다면..그저 단숨에, ”사랑은 요코야.”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속한 다는 것에 힘겨워하지도 지치지도 않고 완벽하게 실천한 둘. 그들을 닮은 듯 사랑했던 그날 아침의 아스라한 기억은 저 사진과 함께 찾아온다.

절친한 사람들에게 조차 이해 받지 못했던 둘의 사랑이 세월이 훌쩍 지난 내게 완벽한 것으로 보여지는 이유는.. 아마도 나는 미처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오늘도 존 레논과 요코처럼 열정으로 용기 있게 떨리는 사랑을 하고 싶다. 단 200년 동안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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