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해당되는 글 10

  1. 2008/12/09 대학에 가면 남자가 줄을 선다고!? (9) _ 슈테른
  2. 2008/11/27 그 남자의 팔찌 (0) _ 애플
  3. 2008/11/19 결혼 후 ‘사랑’은 사치일까 (4) _ 애플
  4. 2008/09/18 사랑을 긍정하기 위한 고민 (2) _ 애플
  5. 2008/09/08 로맨스를 만들지 못한 자의 외로운 셀카 (7) _ 슈테른

"얘들아, 대학에 가면 니들 뒤로 남자가 줄을 서거든!?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렴."

 

선생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믿지 않거나, 일단 의심부터 하곤 했던 내가 선생님의 저 문장 하나만큼은 철썩같이 믿었다.

 

나는 초,중,고를 모두 '남녀공학'에 다닌'행운아'이면서, 동시에 그 비일비재한 연애사건 중 어느 하나의 주인공도 되어보지 못한 '불운아'이기도 했다. 어떻게 해도 정리가 되지 않는 나의 뻗친 단발머리와 위아랫니에 나란히 사이좋게 깔려 있던 치아 교정기. 이리보고 저리봐도 볼 품 없었던 내가 저슬픈 운명의 길을 걸었던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도 성인이 되서 머리를 마음껏 기를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스무살이 되기 전에 교정기도 모두 철수시킬 예정이었기에, 나 역시 예뻐질 것이고, 선생님 말씀대로 내 뒤에도 남자들이 줄을 설 날이 오리라 '굳게' 믿었다.

 

줄을 서시오!!!

 

대학에 가보니 사람들이 정말 여기저기 줄을 섰다. 여자 신입생을 보는 선배들의 눈은 누구보다 초롱초롱하게 빛났고, 이에 질세라 남자 동기 녀석들도 여기저기 줄을 섰다. 그러나, 신기하고 들뜬 마음으로 바라보던 것도 잠시. 내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더라. 아무도..... 그 줄!! 내가 섰다. 요즘 말마따나, 이게 뭥미.

 

유난히 인기가 많았던 K선배 뒤에 줄을 서서, 예쁜 친구에게 밀리고 잘난 친구에게 밀리며 눈물과 아픔으로 점철된 시절을 보냈다. 핑크빛으로 물들 줄 알았던 내 스무살의 사랑이 그후로로 오랫동안 참 많이 아팠다. 선생님은 거짓말쟁이. 아니, 내가 누굴 탓하겠는가. 다른거 다 믿어도 믿지 않아야 할 단 한 문장을 믿어버린 내가 바보다.

 

그후로도 오랫동안 나는 열심히 줄을 섰다. 그 줄이... 참~~~ 안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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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자유로운 보헤미안을 꿈꾸는..., 22세기 배우

그 남자의 팔찌

아침 같이 먹을래? | 2008/11/27 16:24 | 애플

쉼 없이 웃고 웃었던 내가 그리워 오래된 앨범을 펼쳤다. 그리고 뜻밖에 사진 한 장을 만났다. 잊고 있었던 한 때. 그 남자의 팔찌를 차고 환하게 웃고 있는 내가 있었다. 그는 “지금은 곁에 없지만 언제나 네 곁에 있는 거야.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해.” 하며 자신이 차고 있던 남색 팔찌를 풀어 내 손목으로 옮겨와 채워줬다.

 

lovers and lautrec

 

그와는 만난 지 한달 만에 헤어져야 했다. 일년 뒤의 만남을 기약했지만 서로를 뒤로 하고 아주 멀고 긴 일년 뒤를 기다리는 것은 슬프고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매일같이 마치 주문을 외듯, 마술을 부리듯, 기적을 부르듯 그 팔찌를 품에 지녔다. 팔찌는 그를 만지고 보고 안는 듯해 작은 위로가 됐다.

 

그와 만난 3여 년 동안 우리가 눈을 맞춘 건 몇 달이 채 안 된다. 하지만 하루가 24시간이라 25시간씩 국제전화를 했던 우리는 주어진 온 시간을 서로에게 할애했다. 돌이켜보면 한가지에 모든걸 걸었던 무모하지만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미소가 아른거리고, 항상 잘 지냈으면 좋겠고, 우연이라도 마주친다면  그때의 너와 내가 돼 개구쟁이 웃음을 주고 받을 것만 같다. 이 모든게 원 없이 사랑하고 아낌없이 다 줬기 때문이다.

 

내가 한 사랑이지만…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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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랑을 꿈꾸는 사과... 22세기 감독

참… 요즘은 ‘굿 키서 Good Kisser’ 같은 로맨틱한 것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어 이 매력적인 블로그에 포스팅을 못하고 있었는데.. 슈테른 양이 가을을 타는건지 뭐가 바쁜건지 너무 오래 방치시켜 어렵사리 달려들어야겠다.

 

 

음..최근 내 고민이기도 한 결혼 생활 속 ‘사랑’ 에 대해 얘길 해볼까. 흔히 먼저 결혼한 선배들이 조언이나 덕담 삼아 건네는 “결혼해서 살아봐라.” 라는 말 속엔 뼈가 있다. 그게 바로 ‘현실’이다. ‘결혼은 곧 현실’ 이라는 얘기가 괜히 떠도는 게 아닌 이유다.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현실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지만, 나는 어쩐지 그것과 조금 먼 삶을 살았었다. 부끄럽게도 말이다. 이를테면 빨래를 개고 널고 하는 것, 행주를 삶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마실 물을 끊이고, 찬 밥을 처리하고, 냉장고 냄새제거재를 점검하는 따위의 일상을 몰랐다.

 

다시 태어나도 사랑하고픈 그와 하루도 떨어지기 싫어 감행한 ‘결혼’ 이후 매일같이 살 비비며 사는 게 꿈처럼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행주는 빨았니? 빨래는 세 번씩 헹궜어? 변기 때 벗기기엔 X락스가 낫지 않을까.” 이런 소소한 것들을 공유해야 하는 삶이 결혼이었다. 이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고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 집에 살면서 떨어질 일이 없으니 한번 더 안아주고 두 번 더 쳐다보고 세 번 더 뽀뽀하고 네 번 더 볼 비비는 것은 우스울 줄 알았다. 그런데 결혼 생활에서 이런 관심과 표현이 생활에 녹아 들게 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급기야 어쩌면 불가능하거나, 절반의 포기 후에나 만족이 가능하거나 또 어쩌면… 이 모든 게 사치일 수도 있다는 우울한 생각에 다다른거다.

 

문득 우리의 삶이 그저 공간의 공유로만 느껴지는 어떤 날이 되면, 나는 마구 히스테리를 부리다 훌쩍 집을 나가 동네를 배회하곤 한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이미 잠든 남편의 깊은 숨소리를 귓등으로 흘려 보내며 더욱 어둡고 푸르스름한 새벽을 보낸다. 아이가 생겼으니, 나의 고민은 더 커졌다. 이제는 “아기가 오늘은 젖을 잘 먹어, 응가를 한번도 안했는데 걱정이네, 예방접종 가야하는데 병원 예약해 놓을게.” 라는 육아 대화만이 수북이 쌓여간다.

 

이쯤 되면 한번 더 안아주고 두 번 더 쳐다보고 세 번 더 뽀뽀하고 네 번 더 볼 비비는 짓은 누가 들으면 한심하다 할지 모르고, 어쩌면 마음보다도 육체적으로 고단한 짓이며.. 깜빡 잊을 수도 있는 대수롭지 않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을 거다. 그러니, 존 레논을 닮은 나의 로맨티스트적 성향은 지금 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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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랑을 꿈꾸는 사과... 22세기 감독

A Couple, Fernando Botero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울고 흐느낀 밤이 지났다.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내 자신이 안쓰러운 마음도 크다.

 

숨찬 소란 뒤에도 술기운에 취해 금새 잠든 상대를 견디기 힘들어 늦은 밤 집을 나와 거닐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그토록 좇는 ‘사랑’의 정체는 뭘까 하고. 상대의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언제나 이해하고 받아주는 것이 사랑일까. 이해 구할 일은 애초에 만들지 않고,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것이 사랑일까. 불현듯...어쩌면 많은 배려들이 상대에겐 구속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안어울리게도 배려와 집착이 혼재 된 서투른 행동들을 뜨거운 사랑으로 이해해 주었던 옛 애인이 떠올라 쓸쓸해졌다. 인연의 선택이 후회되는 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후회로 생각을 매듭지면 곤란한 법. 긍정에 닿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

 

긍정과 닿기 위한 노력

 

둘 모두가 지금 우리가 나누는 것을 ‘사랑’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부딪치고 격렬하게 대립한다. 이것이 단지 사랑의  ‘방식’ 차이라고 여기고 서로 잘 맞추면 되는 것이지 하며 쉽게 대응하는 우리에게 해.피.엔.딩.은 진정 찾아올까.

 

사랑 ‘방식’의 궁합이란 게 존재할지 모른다.  손등이 손바닥과 마주친다고 박수 소리가 나지는 않으니까. 예를 들어, '마음'이 아프다 했을 때, 어디가 어떻게 얼마만큼 아픈지 얘기해보라고 묻는 것과 상대의 아픔을 나누고자 그저 꼭 안아주고야 마는 것. 둘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말과 행동이지만, 적어도 나에게 더 나은 궁합은 후자가 아닐까. 하지만, 가끔 손바닥에 손등을 가져와 부딪힌대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사랑의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그것 역시..훌륭한 궁합이 되겠지.

 

이렇게 뒤집어 생각하니 많은 문제가 나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세상을 다 줄 것 같은 따뜻한 손길로 만지고 쓰다듬고 뽀뽀하길 수 만 번 반복해도, 그놈의 ‘사랑’은 너무 빨리 고갈됐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거리가 먼 것도 문제였다. 이해할 수 있는 만큼 가슴이 받아들여준다면 덜 서운하고 덜 아프고 덜 힘들것을...

 

여전히 나는 나의 사랑 '방식'이 상대에게 하늘을 나를 듯한 행복이 되어 그대로 똑같이 되돌아오면 참 좋겠다. 이런 내 자신이 부끄럽고 안타깝지만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는 그대로 이기적인채 머무는 듯 하다. 그렇다고 <클로져>의 나탈리포트만처럼..”나 이제부터 널 사랑하지 않을래.” 하며 훌쩍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여기 일산에서 지금의 사랑이 긍정과 닿도록 더욱 더 많이 고민해야겠다.

 

어쩌면..사랑을 잘 알지 못하고, 잘 하지 못하는 건..내 자신일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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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랑을 꿈꾸는 사과... 22세기 감독

영화 <Before Sunrise>와 <Before Sunset>에는 놓쳐도 그만인 장면이 없다. 두 남녀의 수다와 몸짓, 눈빛, 그들 뒤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과 주변 그림. 한 백번쯤 보면 아주 작은 것까지 다 내 마음 안에 담아낼 수 있을까.

 


그 중에서도 나는 <Before Sunrise>의 첫 장면과 <Before Sunset>의 마지막 장면을 가장 사랑하는데, 특히 두 사람이 처음 만나 기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첫 장면은 (나의 영원한 로망이 담긴) 최고의 장면이다. 첫만남의 짜릿함, 설렘, 긴장감. 아.. 생각만해도 떨린다.

 

영화 <비포선라이즈>, 기차에서의 첫 식사!

 

그런데, 왜!!! 이렇게 우연히 만나는 로맨스는 영화 속에 있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것이냔 말이다. 홀로 떠난 나의 여행에서 함께 돌아오는 것은, 외로워보이는 셀카뿐이다. 젠장!

 

민박집 내 방에서..너무 심심한 나머지.. 이거 셀카다. ㅋㅋ

 

추웠다. 계절탓은 아니었던듯. 흑흑.

 

정말 즐거웠다구!

 

셀카 포즈는 거기서 거기다. 표정으로 변화를 주는 수 밖에! 여기는 지리산! 야호~

 

그래, 여행에는 '로맨스' 말고도 여러가지가 요소가 있는 법! 비록 로맨스가 빠져있으나 즐거웠던 나만의 여행이었으니 많이 아쉬울 것은 없는 여행이었다, 라고 위로해본다.

 

영화는 현실이고, 현실은 곧 영화이니 나에게도 언젠가, 여행의 로맨스 하나쯤 생기지 않을까. 그게 꼭 뭐 '새로운 사람'이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 현재 연애중. 정치적 발언맞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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