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냥 예전처럼 편한 친구로 돌아가자."
"…………그래."


왜 우리가 그냥 친구로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천 개쯤 대답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끝내 묻지 않았다. 그리고 말없이 절반의 눈물은 흘리고, 절반의 눈물은 삼키며 소주 두 병을 나눠 마셨다.


술집을 나서는데 내가 삼킨 절반의 눈물이 하늘에서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그 사람의 우산 아래로 들어가 비겁하게 비를 피하며 함께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우산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비에 젖은 뒷모습을 보이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 끝까지 덤덤해 보이고 싶었던 나의 알량한자존심. 우리는 그렇게 걸었고, 그렇게 싱겁게 헤어졌다.


영화 <행복> / 이별 뒤.. 숨이 차면 죽을 수도 있는 그녀는..차라리 죽겠다며 뛰고 또 뛴다.


집으로 오는 내내 펑펑 울었다. 가슴을 꼭 움켜쥐었다. 내 생에 가장 긴 고통의 시간이 될 것만 같았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 한 켠에 앉아 계속해서 울었다. 그렇게 울고, 또 울다가 나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이 와서 눈을 떴고, 밥을 챙겨 먹었다. 사랑은 그렇게, 하룻밤 꿈같이 지나가 버렸다.

조조영화를 보러 갔다. 평일 아침. 관객이 거의 없는 넓은 영화관. 작은 의자 위에 무거운 몸을 웅크린 채, 스크린을 보며 다시 한 번, 하염없이 울었다. 영화 '봄날은 간다'를 보며, 나는 뼛속까지 아픈 고통을 참아냈다.

영화가 끝났다. 봄날이 갔다. 나의 사랑도 지나갔다. 극장 안이 환하게 밝아졌다. 봄은 또 올 것이라고, 내 스스로를 위로하며 힘내라고 다독여줬다.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봄은 꼭 온다. 그래서 모두가, 죽을 것만 같은 이별을 겪고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 / 죽을 것 같은 이별 뒤.. 한참을 지나.. 그는 웃었다.


 

2002년 어느 날의 기억.
봄은..., 정말로 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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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자유로운 보헤미안을 꿈꾸는..., 22세기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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